왜 최저임금은 지켜지지 않는가?
최저임금 10,030원 시대의 도래, 위반의 경제적·구조적 원인 심층 분석
01. 경제적 한계 : 지불 능력의 상실
영세 소상공인의 한계 상황 직면
2025년 최저임금이 10,030원으로 확정되며 사상 처음으로 1만 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는 노동자의 생계 보장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나, 매출 규모가 작고 수익 구조가 취약한 영세 소상공인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임계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매출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건비 비중이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현상이 발생하며, 고의적인 착취보다는 폐업을 막기 위한 생존 차원에서 법을 어기는 '생계형 미준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정 비용 상승과 다중고(多重苦)
단순히 인건비만 오른 것이 아닙니다.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원자재 및 식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임대료 인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체 운영 비용 중 통제 가능한 변수가 사실상 '인건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주들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아르바이트생의 급여를 줄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구조적 배경입니다.
02. 제도적 악용 : 법의 사각지대 활용
가짜 3.3% 프리랜서 계약의 악용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주가 세금 처리 편의나 최저임금/주휴수당 지급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직원을 '개인사업자(프리랜서)'로 둔갑시켜 3.3% 사업소득세만 공제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형식상 도급 계약을 맺음으로써 근로기준법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시도이며, 이는 명백한 불법이나 업계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여전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수습기간 제도의 오남용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수습 3개월 동안 최저임금의 90%를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을 악용합니다. 문제는 단순 노무직(편의점, 식당 홀서빙 등)은 수습 감액 적용이 불가능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적용하는 경우입니다.
법적 지식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단순 아르바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수습기간을 명목으로 임금을 깎는 불법 행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쪼개기 계약과 포괄임금제 꼼수
주 15시간 이상 근무 시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을 피하기 위해 14시간 등의 단시간 '쪼개기 계약'을 체결하거나, 연장근로수당 등을 기본급에 모두 포함된 것으로 간주하는 불명확한 포괄임금 계약을 통해 실질 시급을 낮추는 수법입니다.
이는 최저임금법 위반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실질적인 노동 비용을 낮추려는 꼼수로, 노동 강도 대비 저임금을 고착화시키는 주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03. 인식 및 환경 : 암묵적 합의와 무지
노사 간의 암묵적 합의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이나 업종에서는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아도 좋으니 일만 시켜달라"는 구직자의 절박함과 사업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불법적인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기도 합니다.
당사자 간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최저임금법은 '강행규정'이므로 법적 효력이 없으나, 신고가 들어가지 않는 한 적발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합니다.
※ 최저임금 위반 시 처벌 및 대응
최저임금액(10,030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거나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을 낮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징역과 벌금 병과 가능).
사업주와 근로자가 최저임금 미만으로 급여를 지급하기로 합의하거나 각서를 썼더라도 해당 합의는 무효이며, 사업주는 차액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위반 사례 발생 시 고용노동부 민원마당을 통해 진정을 제기할 수 있으며, 근로계약서 미작성, 주휴수당 미지급 등도 함께 신고 가능합니다.